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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 [사랑과 생명의 문화] (3) 청소년기 성교육

by 가정사목부 posted Apr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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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의 보금자리 ‘가정’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

(3) 청소년기 – 성교육

발행일 2021-04-25 [제3241호, 18면]

 

청소년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 수 있을까. 생애 주기별로 가정 내 사랑과 생명의 문화 형성 방법을 알아보는 기획 <가정에서부터 사랑과 생명의 문화> 이번 편에서는 청소년기 자녀를 품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성교육’에 대해 알아본다.

■ 청소년기 가정 내 성교육의 중요성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성교육은 우선적으로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주교회의는 가정을 위한 교서 「가정, 사랑과 생명의 터전」 44항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가정은 한층 더 풍요로운 인간성을 길러 내는 최초의 학교로서, ‘성(性)과 생명 교육은 부모의 몫’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에 관한 사도적 권고 「가정 공동체」 37항에서 “성교육은 부모의 기본 권리이고 의무이기 때문에, 집에서나 부모가 선택하고 통제하는 교육 기관에서나, 언제나 그들의 주의 깊은 지도하에서 실시돼야 한다”고 밝힌다.

이렇게 필수 불가결한 부모의 역할에 관해 주교회의는 「가정, 사랑과 생명의 터전」 46항에서 “가정의 성·생명 교육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의 모범적 생활과 가치관 확립”이라고 말한다. 사랑의 공동체인 가정에서 부모는 자기 증여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며 부부 간의 신의와 헌신으로 자녀에게 나눔과 일치, 봉사와 협동 그리고 희생의 모범을 보여 줘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주교회의는 “부모는 정결 덕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인간의 성을 단지 육체와 이기적 쾌락에만 연관시키지 말고 생명의 존엄성과 성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며 성 문제를 금기와 억압 일변도로 다뤄서는 자녀의 건전한 성윤리를 기대하기 어렵기에, “부모는 청소년 자녀들이 자기 세대의 가치관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며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올바른 성·생명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 성에 대해 일상 속 열린 대화

그렇다면 청소년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성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교황청 가정평의회(현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부서)는 가정 교육을 위한 지침 「인간의 성(性), 그 참모습과 참뜻」에서 “개개인의 성장 단계에 맞는 지식만을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제공해야 한다”(124항)며 “부모와 자녀 사이의 인격적 대화, 곧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적 교육”(129항)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신뢰 어린 열린 대화, 즉 자녀들의 성장 단계를 고려하고 그들을 한 인격체로 존중하며 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인격적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 틴스타 프로그램 총괄 디렉터 김혜정(베로니카)씨도 “부모와 자녀가 자신의 몸과 생식력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자녀의 생각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부모는 자꾸 질문을 던져 줘야 하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알려 줄 수 있는 울타리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김씨는 “부모가 자녀의 감정 변화와 관심사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를 독립된 인간으로 바라보며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교육은 따로 시간을 내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삶 안에서 사랑을 보여 주는 것이고,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발견한 아이는 사회에 나가서도 건강하고 인격적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가정의 사랑에 관한 권고 「사랑의 기쁨」 280~286항에서 성을 가볍게 여기고 무력화시키는 이 시대에 성교육을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성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나이에 맞는 긍정적이고 신중한 성교육, 성을 훼손할 수 있는 지나친 자극들에 맞서 비판적 사고를 키워 나갈 수 있는 성교육, 남녀가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성교육 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청소년을 위한 틴스타

이러한 성교육을 위해 교회에서는 틴스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틴스타(Teen STAR·Sexuality Teaching in the context of Adult Responsibility)는 ‘성인의 책임감이라는 맥락에서 본 성교육’이라는 뜻으로, 현재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9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사람들이 고유한 인격을 지닌 자신의 성적 특성과 생식력을 자각하고 자기 결정 능력을 갖춤으로써 타인과 상호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성교육으로, 신체적인 면뿐만 아니라 정서적·사회적·이성적·영적인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성을 이해하고 성 정체성을 정립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틴스타(대표 양주열 신부)는 ‘어린이를 위한 틴스타’, ‘청소년을 위한 틴스타’, ‘성인을 위한 틴스타’, ‘임산부를 위한 틴스타’ 등 인격적 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과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틴스타’는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된 상태이지만, 중학생 소녀를 위한 틴스타, 중학생 소년을 위한 틴스타, 고등학생 여성을 위한 틴스타, 고등학생 남성을 위한 틴스타 등 연령과 성별에 따라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장하고 있는 몸을 점진적으로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남녀 분반 수업으로, 주제에 따라 남녀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하기도 하는 ‘청소년을 위한 틴스타’는 주 1회 총 12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수업에서는 몸 알기를 통한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이해, 성적인 결단과 몸의 영성적 의미, 이성 교제와 사랑 등을 다루며, 부모와 자녀 간 관계와 소통을 위해 한국틴스타에서는 ‘부모를 위한 틴스타’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문의 02-727-2358~9 한국틴스타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