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자살률 심각, 관심과 예방 절실
[2021-07-18 1622호]
2020년 자살사망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으로 2019년 1만 3799명보다 780명가량 감소한 1만 301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최근 ‘2021 자살예방백서’ 발간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코로나 우울 심리방역 실시나 기초연금 인상, 재난지원금 지급 등도 자살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통상 감염병, 지진, 전쟁 등 국가적 재난 시기에는 사회적 긴장, 국민적 단합 등의 이유로 자살 사망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의 영향의 없었던 2019년 자살률은 전년 대비 0.2명 증가하면서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자살자 수는 2018년보다 129명 늘어난 1만 3799명,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9명을 기록했다. 이는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자살자 수 1만 5906명, 자살률 31.7명)과 비교할 때 자살자 수는 2107명(13.2%) 감소하고, 자살률은 4.9명(15.3%) 줄어든 수치다.
성별로는 전체 자살사망자 중 남자가 9730명으로 70.5%, 여자는 4069명으로 29.5%를 차지했고, 자살률은 남자(38.0명)가 여자(15.8명)보다 2.4배 높아 남성 자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의 자살자 수가 2837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자살률로만 따지면 80세 이상이 67.4명으로 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역별 자살자 수는 경기(3310명), 서울(2151명), 부산(1020명) 순이었지만 자살률로 보면 충남(29.1명), 제주(28.1명), 강원(26.4명) 순이었다. 월별로는 5월(1274명, 9.2%), 7월과 10월(1248명, 9.0%), 3월(1182명, 8.6%) 순으로 봄과 가을에 집중됐다. 자살 동기는 남자의 경우 10~30세는 정신적 어려움, 31~60세는 경제적 어려움, 61세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이었다. 여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가장 높았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은 후행적인 성격이 있어 내년이나 후년에 자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 차바우나 신부는 “자살 사망자의 가장 큰 공통점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혼자였다는 사실”이라며 “주변에 혼자 계시거나 자살 생각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인 자살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르신들이 삶의 이유를 찾고 하루에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라며 “이 순간에도 자살 생각이 드는 어르신이 있다면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돌아보고 주변 분이나 가족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2010년 자살예방센터를 설립, 자살 예방 활동을 펼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자살을 피할 수 없는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유가족이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4시간 자살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