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교회의 가르침과 실천
이산화탄소 배출 줄이는 '탄소 중립' 생활로 지구를 지키자
발행일 2021.08.22 [제1626호]
“어떻게 감히 여러분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몇몇 기술적인 해결책만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척을 할 수 있습니까?” (그레타 툰베리, 2019년 UN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 중)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말했다. 지금 우리 집이 불타고 있으니 행동하라고. 그는 당시 16살의 나이로 전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에 대한 행동변화를 촉구했다.
우리 공동의 집 지구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다. 앞으로의 편안함을 위해 당장 불편함은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되고, 더 이상 손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 탄소 중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이유다.
탄소 중립이란
탄소 중립은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균형을 이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높아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산화탄소 실질적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탄소 제로’라고도 한다.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차량과 공장의 화석 연료 연소 등과 같은 인위적 배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나머지 이산화탄소는 습지, 숲 복원 등 흡수원을 확대해 흡수량을 늘리거나 네거티브 배출 기술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
탄소 중립은 왜 필요한가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리고 2010년 11월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제16차 기후 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2℃ 억제 목표를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기후 변화 당사국 총회에서는 산업혁명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 2℃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나아가 1.5℃ 아래로 억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발간했다. IPCC는 보고서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구의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억제해야 하며,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 실질적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 중립이 달성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환경부 「탄소 중립 생활 실천 안내서」 중)
탄소 중립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
유럽연합과 영국, 미국, 중국, 일본 등 134개국은 탄소 중립을 공식 선언하고 기후위기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9년 12월 유럽그린딜을 발표했다. 핵심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0%로 줄이고, 탄소 저감 노력이 미흡한 회원국에는 탄소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담고 있다.
미국은 청정에너지와 저탄소 인프라에 2조 달러를 지원하고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 강화 계획 등을 발표했다. 중국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비중을 2025년 20%, 2035년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본은 해상풍력, 수소 등 14개 중요 분야의 목표와 계획을 담은 그린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2050년 예상 발전량의 50~6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35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전동차로 변환한다는 계획 등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5일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시나리오를 공개했는데 1안(96.3% 감축), 2안(97.3% 감축), 3안(100% 감축)으로 나눠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교회의 찬미 받으소서 7년 여정
2020년 5월 24일부터 2021년 5월 24일까지를 「찬미 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로 선포했던 교회는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기 위한 찬미 받으소서 7년 여정에 들어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24일 찬미 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한 보편 교회의 행동 지침을 발표했다. 재생 에너지 채택, 탄소 중립 달성, 모든 생명 보호, 원주민과 취약 계층을 향한 연대, 단순한 생활방식, 생태교육 및 영성 함양, 지속 가능한 개발 지지 등이다. 교황은 “지구의 선물과 창조물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고, 마침내 친환경적인 생활과 사회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시작하자”며 “가정, 교구, 학교, 병원, 단체 등이 모두 참여해야 우리가 원하는 미래, 친화적이며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교황청 인간발전부는 10월까지 각 지역 교회들이 앞으로 실천할 구체적인 방향과 정보들을 공유하고, 이행하도록 독려한다. 인간발전부는 10월 4일 공통된 목표와 실천안을 한데 모은 공식적인 프로그램을 출시할 계획이다. 보편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의제를 설정해 믿음과 정의, 자비의 마음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이 함께 목표를 실현해 나아갈 방법을 제시한다.
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보전(JPIC) 위원회 위원장 김종화 신부는 “정부와 기업은 기후변화의 비상상황에 대처할 부서를 신설하고,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재생 에너지 사용으로 국가 전체가 에너지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모두가 생태 감수성을 지니고, 기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제3국가를 도울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강승수(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신부도 “탈성장, 탈석탄을 선포하고, 산업계 전반에 재생 에너지 보급이 올라가야 한다”며 “작은 마을부터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등 다각적인 기후위기 대처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자들도 성사와 말씀 위주의 신앙생활에서 나아가 수동적 습관을 버리고, 생태적 회개를 통해 지구를 위한 선행을 베풀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나는 오늘도 30kg이 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국가와 교회의 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실천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을까. 조사 기관에 따라,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은 하루 평균 30㎏이 넘는다. 하루 평균 30㎏을 기준으로 할 때 1년에 1인당 배출하는 탄소량은 10톤에 달한다. 외출을 위해 샤워를 하고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것,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형광등과 노트북, 에어컨을 켜는 것 등이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TV를 보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일상생활이 곧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일상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방법은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가정과 직장에서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가정에서
1. 여름에는 26℃ 이상 / 겨울에는 20℃ 이하로 유지하기
2. 절전형 전등으로 교체하기
3. 가전제품 플러그 뽑아 두기
4. 대중교통 이용: 걷기와 자전거 타기 생활화하기
5. 장바구니 애용하기
6. 친환경 상품 구매하기
7. 샤워 시간 줄이고, 빨래 모아서 하기
직장에서
1. 여름에는 넥타이 풀고 겨울에는 내복 입기
2. 퇴근 시 전기 플러그 뽑기
3. 점심시간에는 조명과 냉·난방기 끄기
4. 계단 이용 생활화하기
5. 이면지 사용하기
6. 종이컵 대신 개인 컵 사용하기
7.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하기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