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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문 - 기후위기 시대, 멸종에 저항한다

by 가정사목부 posted May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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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멸종에 저항한다.

발행일 2022-05-15 [제3294호, 20면]

 

“인간 활동과 관련된 이유로 매우 많은 생물종들이 사라졌습니다. 우리 때문에 수많은 생물종들이 더 이상 그들의 존재 자체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지 못하고 그들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 주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할 권리는 없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33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모든 피조물을 “사랑과 존경으로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며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생물종들을 특별히 보살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이처럼 멸종의 위기에 놓여 있는 생물종에는 인간이라는 생물종 역시 포함돼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종 멸종의 위기는 공상과학의 범주를 넘어선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멸종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경고 중 하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보고서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설립한 유엔 산하기구로, 1990년부터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5~7년마다 작성한다.

지난해 8월 발표한 1실무그룹(Working Group 1) 보고서가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데 이어, 지난 3월 발표한 2실무그룹(Working Group 2)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적응 및 취약성’과 관련해 빈곤과 물 부족, 생물종의 멸종을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는 이미 모든 생태계에 비가역적 영향을 미쳤다. 이미 온난화의 영향으로 식물 4000종 가운데 3분의2의 봄철 생육 시기가 빨라졌다. 동물과 식물종 절반은 서식지가 고위도·고지대로 이동했다.

해양생물종은 1950년대 이후 10년마다 약 59㎞씩 북쪽으로 이동했다. 육상 생태계의 경우에는 지구 기온 2℃ 상승할 때 생물종의 3∼18%가, 3℃ 상승하면 29%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5℃ 상승할 때에는 최대 60%가 멸종위기에 처한다.

「뉴욕타임스」는 4월 29일 해양생물종의 멸종 위기에 대한 미국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지금처럼 방치되면 과거 5차례 대멸종 때처럼 2300년께 모든 바다 생물종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막아낸다면 해양생물 대멸종 위험을 7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앞서 2019년 5월 제7차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 총회에서 발표된 생물다양성에 관한 정부간 보고서는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수십 년 안에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류 전 역사 안에서 멸종한 생물종보다 많은 수다. 양서류는 44%, 해양 포유류는 33%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이는 2010년 발표된 유엔 생물다양성협약보고서의 수치보다 악화된 것으로, 당시 보고서는 1970~2006년 사이에 매년 2만5000~5만 종의 생물이 멸종, 전체 생물종의 약 31%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식물종의 68%, 양서류 41%, 파충류 22%, 무척추동물 30%, 포유류의 25%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망했다.

생물종의 멸종은 그 생물종 하나가 사라진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하나의 종이 멸종한다고 할 때, 그 이면에 도사린 엄청난 환경파괴라는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가속화된 인류의 환경파괴 행위는 생물종 대부분의 멸종을 야기한 5차례의 대멸종에 이어 6번째의 대멸종 시기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이 대멸종의 시나리오 안에는 생물종의 하나인 인류의 멸종까지도 포함돼 있다. 인간은 6번째 대멸종의 원인 제공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멸종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 11월 19일, 시위대가 국회 정문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 ‘멸종반란 한국’의 기후활동가들은 “지금 당장 급진적 탄소 감축”을 요구하며 “우리는 살고 싶다”고 외쳤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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