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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공공재입니다]

(11) 기후위기 대응은 '정의롭게' - '기후정의 기본법'이 필요하다

발행일 2021-06-27 [제3251호, 11면]

 

지난 2년 사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넓어졌다. 이제는 어디서나 ‘기후위기’를 말한다. ‘탄소중립’을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치부하던 정부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중립위원회’를 만들었다. 기업들과 금융권도 앞다투어 ‘탄소중립’, ‘탈석탄’을 말한다. 그러면 한국은 이제 정말 기후위기를 진지하게 대면하고 있는 걸까?

■ 공허한 약속은 그만

“더 이상의 공허한 약속은 그만 (#NoMoreEmptyPromises).”

2021년 초 국제청소년기후행동단체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에서 내건 캠페인 슬로건이자,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한국의 기후운동단체들이 진행한 액션의 주제이기도 하다.

한국 국회는 2020년 9월 기후비상결의안을 채택했다. 정부는 7월에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했고, 10월에는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그린 뉴딜 계획을 발표하던 시기, 정부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에도 삼척, 강릉 등에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없다. 제주도, 새만금, 부산 가덕도 등 전국 곳곳에서 신공항 사업이 계획 중에 있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서민들을 지원하는 정책, 산업재해로부터 노동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 차별을 금지하고 평등을 실현할 법안, 그리고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 등에서는 찾을 길이 없던 놀라운 추진력이, 신공항 토건사업에서 여지없이 발휘됐다.

더군다나 이제는 기후위기 대안이랍시고 핵 발전이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두 거대 양당은 모두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불평등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서 아무 말이 없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환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 해답은 ‘기후정의’

이제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를 말하고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공허한 선언은 오히려 진실을 가린다.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를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해답은 ‘기후정의’다. “기후는 모든 이를 위한 공공재다.”(「찬미받으소서」 23항) 모두의 것이기에 누군가가 독점해서는 안 되고, 소수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다뤄서도 안 된다.

그런데 소수의 나라, 소수의 계층, 소수의 기업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공공재를 망가뜨린 것이 바로 기후위기의 본질이다. 기후, 자연, 자원을 사유화한 결과가 현재의 기후위기, 생태위기를 낳았다. 그리고 그 피해는 책임이 없거나 적은,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더 가혹하게 나타난다. 이 불의를 바로잡는 것이 바로 기후정의다. 더 많은 배출을 한 이들(국가와 기업)이 더 큰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하고, 시민들은 이 책임을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르고 정의로운 기후위기 해결책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 우선 법이 필요하다. 선언과 말만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국회에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들이 조만간 국회에서 논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다음의 원칙이 들어있는 “기후정의 기본법”이다.


■ ‘기후정의 기본법’

첫째, ‘기후정의’의 원칙이 명확히 들어가야 한다. 국가와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시민들은 권리의 주체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탈탄소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노동자, 소상공인, 농민, 지역주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이 되어야 한다.

둘째, 여러 법안의 틀거리가 되는 ‘기본법’이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진 ‘녹색성장 기본법’은 기후위기 대응보다 기업과 산업의 지원을 위한 법이었다. 이윤을 중심에 둔 시장과 기업에 맡겨둘 때 공공성은 지켜질 수 없다. 이제 이 법은 폐기하고 변화된 상황에 맞는 새로운 기본법이 필요하다.

셋째, 2050년과 2030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정의의 원칙에 따라 설정되어야 한다. 한정된 탄소예산을 현 세대가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미래세대의 몫을 빼앗는 것이다. 먼 30년 뒤의 목표만이 아니라 가까운 9년 뒤, 2030년의 목표도 명확히 들어가야 한다. 최소한 2010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여야 한다.

넷째, 기후위기 대응을 총괄할 명확한 컨트롤 타워를 세워야 한다. 그동안 한국은 감축 목표를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이었다.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강제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이런 역할을 하는 국가 기구인 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다섯째, 핵발전이나 탄소포집기술과 같은 불명확하고 위험한 기술 수단은 배제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막는다는 구실로 또 다른 위험을 낳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섯째, 정부의 예산과 정책을 수립할 때, 기후정의와 기후위기 대응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만 가덕도 신공항과 같은 기후 대응에 역행하는 사업을 애초에 막을 수 있다.

법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사회의 최소한의 약속인 법을 만들지 않고서,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공동선과 공공재를 지키는 것, 그것이 법의 존재 이유다. 지금 ‘기후정의 기본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황인철(마태오) 녹색연합 기후행동팀 활동가·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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