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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신앙 깊어가는 믿음] <21>

그리스도인다운 태교

2022.01.09 [제3277호, 15면]

“저는 결혼 1년 만에 아기를 가지게 된 35살 루시아라고 합니다. 결혼 시기가 늦다 보니 빨리 임신하기를 바랐는데, 막상 아기가 찾아오니 기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성모님처럼 의연하고 기도하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임신과 출산은 창조주이신 하느님과 인간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부부는 사랑으로 출산의 조건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를 향한 사랑의 친교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드러내시는 도구가 되길 간절히 청하고,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하느님의 축복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길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 두 남녀가 혼인면담을 청해왔을 때, 그것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하느님께 아이를 보내 주시길 청원하며 매일 성모송 3번을 54일 동안 함께 바칠 것을 강조합니다. 미래를 위한 이 기도는 부부가 하느님 계획 안에 있기를 바라고, 하느님의 계획이 부부의 계획과 맞도록 해주시기를 청하는 기도입니다.

하느님께서 두 사람에게 아기를 선물로 보내주신 후에는 다시 한번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아기의 좋은 부모가 될 수 있게 도와주시길 청하며 매일 성모송 3번을 54일 동안 함께 바치라고 권고합니다. 그리고 주일날 부부가 함께 사제에게 가서 뱃속의 아기와 두 부부를 위한 특별한 축복을 청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 기도는 하느님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이 기도를 통해 부부는 출산을 앞두고 느끼는 긴장과 불안을 하느님께 맡겨드리면서, 부모가 될 준비를 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태교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를 부모가 미리 그려놓고, 그런 아이로 자라나게 하기 위한 제반사항을 준비하는 태교가 아니라, 부부 두 사람이 부모가 되는 준비를 하고, 가정을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 안에서 아이를 영육 간에 건강히 자라날 수 있는 터전으로 만들어 가는 태교 말입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다운 태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준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기에 대한 환대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하느님께서는 모든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시고 그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시며 아낌없이 환대한다”고 말씀하시며 세상의 모든 아기는 환대받아야할 존재임을 강조하십니다.(「사랑의 기쁨」 170항) 그리고 부모들이 아기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길 바라며, “두려움, 걱정, 다른 사람들의 말 또는 문제들 때문에 새 생명을 세상에 내어 놓는 기쁨이 줄어들지 않도록” 주님께 도움을 청하도록 초대하십니다. 이를 기억하며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우리 가정에 소중한 생명을 선물로 보내주셨음을 경축하는 기도를 뱃속의 아기와 함께 바치길 바랍니다. 그 자체가 아기에게 훌륭한 환대이자 태교가 될 것입니다. 태담을 건네고, 책을 읽어주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좋은 것들을 보고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부모의 환대와 사랑을 아기에게 보여주는 좋은 방법들입니다.

두 번째는 부모가 되는 준비입니다. 임신과 출산의 긴장감에 변화에 대한 두려움까지 더해져 부부 두 사람 모두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긴장과 불안은 아기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지게 되지요. 임신 중에 부부가 함께 기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다행히 하느님께서는 부모가 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열 달의 시간을 주셨습니다. 이 시간 동안 서로 협력하고 기도하며 인간적인 성숙과 정서적인 안정을 이루고 영성적인 깊이를 더해 부모가 될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당신께 의탁하는 부모들을 끝까지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아기의 탄생을 준비하고 마침내 새 생명을 만나는 기쁨을 누린 후에 그리스도인 부모는 반드시 유아세례를 통해 아기가 영원한 생명을 향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아기는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시편 2,7) 하시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영적인 탄생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은 언제나 의연하셨을 것 같은 성모님도 의로운 아버지 요셉 성인도 부모로서 마주하는 매순간이 순탄치 않았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하느님께 의탁하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려 하셨던 성가정의 모범을 기억합시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찬미하며, 우리 가정에 선물로 주신 아기가 태중에서부터 하느님을 의지하고 살아가도록 부부가 먼저 의탁하고 기도합시다. 그리고 아기가 우리 가정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받으며 마침내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누리는 그날까지 지금의 이 기도의 불씨를 지켜나갑시다.

※자녀, 손자녀들의 신앙 이어주기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 조부모들은 이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시면, 지면을 통해서 답하겠습니다. 이메일 : hatsal94@hanmail.net

 

조재연 비오 신부(햇살사목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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