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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공공재입니다]

(5) 기후위기와 맞서는 식생활과 생명농업

발행일 2021-05-16[제3245호,7면]

 

인류는 현재,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온난화의 주범들을 적발하여 온실가스를 적게 내뿜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적게 사용하고 낭비하지 않으며, 버리지 않는 방법으로 온난화 방지책들을 제시하고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소극적인 차원에서 온난화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온난화와 맞서는 방법은 유기농사를 짓고 유기농산물을 선택하여 밥상에 올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유기농사는 온실가스를 포집하여 땅으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농생태학자인 반다나 시바는 이렇게 말한다. “유기농사를 확대하고, 한 품종만을 대량으로 심는 것을 지양하여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농법으로 인류는 대기 중에 과도하게 포함되어 있는 탄소와 질소를 빼내어 깨어진 탄소 순환과 질소 순환을 회복시킬 수 있다.”


■ 유기농, 온난화에 적극 대응

기후위기는 지구 생태계가 지니고 있는 한계를 무시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탄소와 질소가 순조롭게 순환이 되려면 그 한계가 지켜져야 하는데 수천만 년에 걸쳐서 서서히 만들어져 온 화석연료를 단 몇 년 만에 너무나 빠른 속도로 태워버림으로써 엄청난 탄소가 대기 중에 유입됐고, 그 때문에 급격한 기후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인류는 이 화석연료 중 상당량을 질소비료 제조를 위해 사용하는데, 이것이 아산화질소를 내뿜는다.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나 더 기후에 치명적이다. 유기농사는 이런 화학물질 사용을 거부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기농법을 통해 식물을 심고 기르면 대기 중에 과잉되어 있는 탄소를 흙 속으로 다시 끌어들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유기농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항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기농사는 농민들의 의지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유기농의 가치를 아는 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이 농법이 지구를 살리고 우리의 몸을 온전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일반 시민들이 알고, 일반 농산물과 약간의 가격 차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적극적으로 구매해야만 한다.


■ 과도한 육식과 산업농의 병폐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주는 육식의 문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1970년에 세계 육류 소비량은 약 1억 톤이었다. 2000년에는 2억3200만 톤, 2018년에는 3억4100만 톤으로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식품 1㎏당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육류의 경우에 곡물의 경우보다 몇십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육식을 자제하고 채식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온난화 저지에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생산되고 있는 상당한 양의 곡식들이 이들 가축을 먹이느라 소모되고 있어 식량 부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업농을 통해서 생산된 대량의 농산물과 가공식품들은 여러 단계에 걸쳐 장기간 저장과 장거리 수송을 통해 식탁에 오른다. 화석 에너지의 힘을 빌려 수만 ㎞나 멀리 운송되곤 한다. 이 과정에서 소모된 에너지만큼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문제는 이러한 운송 과정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먹거리가 온실가스를 이토록 많이 배출하게 된 것은 자유무역으로 인한 무한 경쟁이 큰 원인이고, 유통산업의 발달과 다국적 기업들이나 특정한 나라들의 시장 독점이 그 원인이다. 따라서 유기농산물이라 하더라도 수입산일 경우에는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농산물이다.

재배된 농산물은 사람이나 가축의 먹이가 되며, 소화되고 남은 것은 분뇨로 배설된다. 이는 다시 농작물의 거름이 된다. 그런데 현대의 산업농은 이러한 자연적인 순환의 고리를 거부하고 연결의 한 고리를 잘라 분뇨는 폐기하여 공해물질로 만들어버리고 화학비료를 들여와 사용하게 된다. 화학비료를 만드는데 온실가스가 나오게 되고, 땅에 뿌려진 화학비료는 다시 한번 온난화에 치명적인 아산화질소를 만들어낸다. 화학비료로 재배된 작물도 건강함을 잃게 된다.


■ ‘우리농촌살리기’의 가치

산업형 농업이 아닌, 전통 방식의 순환농법을 지향하고 있는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은 온실가스와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한국교회는 1990년대부터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친환경, 소농 공동체 운동을 전개해 왔다. 친환경과 소농 공동체가 아니고서는 기후 재난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낼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소비자를 최고로 모셔야 살아남을 수 있고, 필요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소비를 부추겨야만 유지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기후위기의 진범 중 하나이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한겨울에도 열대 과일과 싱싱한 여름 채소를 먹고 있고, 그러한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농민들에게 이중삼중의 비닐하우스 속에서 기름을 태워가면서 짓는 철없는 농사를 강요하고 있다.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존중하고자 하는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무도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왕이 아니라 하느님이 왕이심을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이 지으신 창조질서를 따라서 농사를 짓고 있는 가톨릭농민회 회원들과 같은 농민들이야말로 지구 온난화를 막고, 이 시대를 구원으로 안내하고 있는 녹색 순교자들이다.

 

강승수 신부 (대전가톨릭농민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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